[새영화]독일판 '델마와 루이스' - 밴디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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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독일 영화 '밴디트' (원제 Bandits) 는 여성들이 남성, 혹은 사회의 구속으로부터 해방과 자유를 외치는 페미니즘 영화다.

이 때문에 영화 '델마와 루이스' (리들리 스콧 감독, 수전 서렌든.지나 데이비스 주연 91년작) 를 본 사람들에겐 어쩐지 닮은꼴이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전개방식도 '델마와 루이스' 와 비슷하다. 여성들의 집단 탈출 (원인제공자는 결국 남성이다) - 동반 여행 - 동지적 결합과 연대로 이어지는 과정이 로드무비 스타일로 전개된다.

로드무비의 주인공으로 여성들을 많이 내세우는 최근 서구영화계의 추세는 기존의 남성중심 영화에 대한 가치전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독일의 신예 여성감독 카챠 폰 가르니에 (33) 의 데뷔작. '밴디트' 는 여자 죄수의 탈옥이란 특이한 소재를 다룬다.

폭력 전과자 루나, 결혼 사기범 엔젤 등 '죄수 4인방' 은 감옥에서 '밴디트' 란 록밴드를 조직한다.

경찰의 날 기념파티에서 멋진 연주를 하려던 이들의 꿈은 호송경찰의 추행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끝내 예기치 못한 탈출로 이어진다.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를 좇아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대비시킨 유연한 영상과 음악. 요동치는 듯한 핸드헬드 카메라의 긴박감이 전체적으로 힘이 넘치는 화면을 만든다. 30일 개봉.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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