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설치 자동제세동기 응급환자 ‘생명 지킴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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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22일 오후 3시20분쯤 원주시 명륜동 종합운동장. 제1회 원주치악산 한우배 국민생활체육 클럽대항 축구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하던 이모(62·횡성)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운동장 관리담당 직원 이창환(36)씨 등이 달려갔을 때 응급환자는 의식은 물론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이씨는 구강 대 구강법으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운동장에 설치된 심장충격기인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환자는 7분 정도의 심폐소생술 끝에 맥박을 되찾고, 병원으로 후송돼 목숨을 건졌다.

지난해부터 공공시설에 설치하고 있는 의료 장비인 자동제세동기가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등 ‘생명 지킴이’역할을 하고 있다.

원주운동장에서 쓰러진 응급환자의 경우 이씨의 초기 대응과 자동제세동기가 없었다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씨는 “구급대원이 필요한 장비를 가지고 오지 않아 현장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가 큰 역할을 했다”며 “구급대원으로부터 조금만 조치가 늦었어도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부터 원주종합운동장에 2대의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시청과 보건소, 원주역 등 공공시설 및 기관에 13대를 설치했다. 또 최근 이전 개장한 시외버스터미널과 원주국민체육센터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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