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로 동장 뽑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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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강남구가 전국 최초로 주민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동장(5급)을 선출했다.

강남구는 주민들이 투표로 5급(사무관)공무원을 선임하는 '직위공모 시민심사제'를 처음으로 적용, 명예퇴직한 역삼 1동장 후임으로 임형만(53) 일원 1동장을 뽑았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결원이 생길 경우 구청장이 일방적으로 임명해왔다.

임 동장은 투표 당일 구성된 주민투표단(30명)에서 다른 동 동장출신의 A씨(58)와 구의회 전문위원인 B씨(53) 등 다른 2명의 후보를 압도하는 20표를 얻어 최종 선출됐다. 주민투표단은 통장.주민자치위원 등 역삼 1동에 거주하는 직능단체 회원 202명 중 무작위로 60명을 추출한 뒤 투표일 참가가 가능한 30명을 추려내 구성됐다. 임 동장은 이날 주민대표 앞에서 동행정을 이끌어갈 소견과 공무원으로서의 소신 등을 소상히 밝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강남구는 앞으로 동장 외에 행정 및 기술 5급에 해당하는 구청 내 27개 과장에 대해서도 주민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임 동장의 이동으로 결원이 생긴 일원1동장도 이달 중 직위공모를 통해 희망자를 접수해 선출을 통해 발령할 예정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구청 간부들의 자질을 직접 검증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게 됐다"며 "누구나 경쟁을 통해 선출될 수 있는 만큼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가 시작됐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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