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살리기 발벗고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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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 달에 5천원으로 시조를 구한다? 전통정형시인 시조 살리기에 3, 40대 젊은 시조시인과 애호가들이 뭉쳤다.

계간문예지 '열린 시조' 편집위원을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16일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강당에서 '우리 시를 사랑하는 모임' (약칭 우사모) 발족식을 가졌다.

우사모 회원들은 한 달 5천원 회비를 내고, 회비에 상당하는 시조시집.관련서적들을 우송받는다. 서적 중에는 '열린시조' 연간 네 권이 기본. 자연스레 그만큼의 시조 독자가 확보되는 셈이다. 이렇게 모아진 힘으로 우사모가 꿈꾸는 '큰 일' 은 따로 있다.

현대시조를 대표하는 시인 1백명을 선정, 1백권의 시집을 펴내는 것. '열린시조' 편집주간 이지엽씨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 민족과 호흡해온 시조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는 작업은 지리멸렬해가는 시조에 새로운 문학적 전기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시집편찬 작업은 현재 등단시기에 따라 최남선.이병기.이희승.이은상.정인보.이호우.박재삼.이영도.피천득.김상옥 등 31명의 시인을 선정한 상태. 작년 10월부터 추진된 우사모는 발족일 현재로 4백여명의 회원이 모였다.

발족 실무를 맡은 시조시인 정수자씨는 "일단 5백명을 넘어서는 것이 바램" 이라고 말한다. 시집 1쇄가 2천부대인 것을 감안하면, 5백명의 기본독자가 얼마만한 힘인지 가늠이 되는 터. 젊은 시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시조시단 전체가 힘을 북돋우는 분위기다.

김상옥.이태극.장순하.정완영.김제현.이근배.이상범.윤금초씨 등 시조시단의 원로.중진 16인이 우사모의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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