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이 OECD 가입- 재경부 '환란'원인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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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국정조사특위에 대한 보고를 통해 환란에 이르기까지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재벌 위주의 경제력 집중.부채 의존적 기업경영.금융기관 부실.산업구조 취약 등 경제구조의 문제 ▶민주적 시장경제 질서의 미정착과 도덕적 해이의 심화 ▶세계 경제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지연 ▶개혁정책의 추진 지연 ▶느슨한 위험 관리 등 다섯가지를 꼽았다.

李장관은 청문회 답변을 통해 "정부는 언제든지 경제정책의 운영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며, 재경부가 그 책임의 중심에 있다" 며 정부의 책임을 시인했다.

그는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입에 따른 사전준비가 충분치 않았으며, 종금사 무더기 인허가도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것" 이라고 인정했다.

재경부는 또 특위에 제출한 별도의 위원 요구자료를 통해 외환위기 당시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이었던 임창열 (林昌烈) 경기도지사가 부총리로 취임하던 날 곧바로 우리 정부와 IMF의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싼 협의내용을 자세히 담은 'IMF 캉드쉬 총재 면담결과 보고' 라는 문건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林지사는 지난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서 부총리 취임 당일날은 정부의 구제금융지원 요청방침이 확정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 중요한 선거쟁점이 됐었다.

이밖에 재경원은 외환위기가 확산되던 97년 10월말에도 대통령 주재 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등을 감안할 때 외환위기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당시 한국은행이 IMF 지원요청 방안을 처음 언급한 것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여일 앞선 97년 10월 28일로 밝혀졌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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