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퇴계를 주목하는 까닭은…KBS 특집 다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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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한국의 대유 (大儒) 퇴계 이황 (1501~1570) 이 현대사회에 주는 교훈은. 진퇴양난에 빠진 교육과 이윤만을 좇는 기업들에 던지는 메시지는. KBS1이 19일 방영하는 '잃어버린 퇴계를 찾아서' (밤10시15분) .퇴계 서거 4백29주기 (25일) 를 맞아 이런 문제를 파고든 특집다큐다.

특히 퇴계가 오늘날에 제시하는 비전을 모색했다. 미국.일본 등 외국학계 연구동향도 취재. 퇴계학 국제화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하지만 학술프로는 아니다. 일반인 눈에 맞춰 퇴계학의 활용현황을 짚었기 때문. 일본 도쿄 인근 치바에 자리한 카즈사도학. 일본 유교학자였던 사토 나오카타 (1670~1717)가 후학들에게 퇴계를 본받을 것을 권고하며 남긴 '동지문 (冬至文)' 을 공부하는 모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예절.교육의 지표로 퇴계를 연구하는 것.

메지로대학 다카하시 스스무 학장은 "지금까지 일본교육은 지식.기술전수에 그치고 돈과 명예를 강조해 사람들 마음이 황폐해졌다" 며 "옳고 그름 등 사람의 도리를 가르친 퇴계의 사상은 21세기에 절실하게 요구된다" 고 말한다.

교육의 근본방향을 잡지못한 한국사회에도 시사적인 대목.

또한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마일란 헤르마넥 교수와 옌칭연구소 뚜 웨이밍 교수, 워싱턴대 (시애틀소재) 마이클 칼슨 교수 등 전문가들이 현대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퇴계의 적극적 측면을 설명한다.

IMF로 시달리는 우리의 자화상도 비추어본다. 퇴계 사상의 핵 (核) 인 경 (敬.마음을 조심하며 타인을 공경하는 것) 을 통해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실종된 기업윤리를 비판한다.

특히 2월부터 발효될 '반부패라운드' (외국기업과 거래할 때 뇌물이 발각되면 모든 계약 취소) 와 퇴계사상의 합일점을 조명했다.

1천원 지폐에 나오는 퇴계의 초상을 컴퓨터로 확대.재생해 마지막에 배치한 것도 자본주의의 윤리를 점검하자는 뜻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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