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 타이슨 '건재'…복귀전서 보사에 KO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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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32.미국) 이 19개월 만에 가진 재기전에서 KO승을 거두고 재기에 성공했다.

타이슨은 17일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프랑수아 보사 (30.남아공) 와의 복귀전에서 5회 2분50초 만에 강력한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보사의 안면에 적중시켜 경기를 끝냈다.

2천만달러 (약 2백40억원) 의 대전료를 받은 타이슨은 통산 전적 46승 (40KO) 3패를 기록했고 1백94만달러를 받은 보사는 39승 (24KO) 2패를 마크했다.

97년 6월 29일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재대결에서 복싱 사상 유례없는 '귀 물어뜯기' 로 실격패와 함께 자격정지를 당했던 타이슨은 5회 KO승으로 성공적인 재기를 하긴 했으나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타이슨은 1라운드부터 치고 껴안기로 나오는 보사를 상대로 경기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특히 1라운드 종료 직전 타이슨은 오른팔로 보사의 왼쪽 팔을 낀 채 비트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타이슨은 2라운드에서도 껴안기를 시도하는 보사의 팔을 비틀다 결국 리처드 스틸 주심으로부터 벌점을 받았다.

보사는 4회까지 대등한 경기를 벌였으나 5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 타이슨의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턱에 허용, 무너졌다.

올해 네 번의 대결을 계획 중인 타이슨은 오는 11월 챔피언 홀리필드와 재대결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슨 '정신적 성숙'+++

타이슨은 경기 후 "상대가 화를 돋우기 위해 갖은 행동을 했지만 냉정을 유지해 결국 KO로 승리했다" 고 말했다.

타이슨은 "상대가 나의 신경을 건드리기 위해 '휙 휙' 하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냈다.

그러나 이를 참으면서 냉정을 유지했다" 며 홀리필드전 때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했음을 암시했다.

타이슨은 이날 1, 2라운드에서 보사가 계속 치고 껴안자 신경질을 내며 보사의 팔을 붙잡고 비틀어 감점당하기도 했으나 5회에는 KO당한 보사를 부축하는 등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타이슨은 보사가 겨우 일어난 뒤 다리가 풀려 다시 로프에 쓰러지자 재빨리 달려가 부축하는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

타이슨은 한참만에 정신을 차린 보사를 껴안고 인사를 했으며 보사와 보사의 스태프에게도 일일이 이마에 입을 맞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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