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저당채 내달 첫선…동양증권등 발행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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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집값의 10~20%만 있으면 장기 할부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에 국내에도 주택담보 대출채권을 근거로 발행하는 주택저당담보부채권 (MBS) 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MBS란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주택자금 공급 방법이다. 예컨대 A은행이 B에게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해주고 B는 10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갚기로 했을 경우 A은행이 담보로 잡은 주택과 대출채권을 근거로 발행하는 채권이 MBS다.

A은행으로선 대출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어 주택자금 공급을 그만큼 늘릴 수 있고 B는 전체 집값 중 일부만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장기 할부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동양.교보증권 등이 주택할부금융사의 주택담보 대출채권을 근거로 MBS를 발행키로 하고 주택할부금융사와 MBS 발행 때 신용등급을 매길 신용평가사를 접촉 중이다.

동양증권은 MBS발행을 위한 실무 검토작업을 이미 마친 상태여서 주택할부금융사 및 신용평가사 파트너를 확정지은 후 다음달 중 금융감독원에 발행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대우.교보증권도 주택할부금융사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어 상반기중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규모는 대우가 1천5백억원으로 가장 크고 동양.교보증권도 각각 5백억원 안팎을 계획 중이다.

금리수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회사채 유통수익률보다는 1~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할부금융사가 보유한 대출채권은 ▶현대주택 3천억원▶대한주택 2천5백억원▶우리주택 2천3백억원▶대우주택 1천9백억원▶성원주택 1천6백억원 등 상위 5개사만 1조1천3백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할부금융사들의 대출채권은 대부분 만기가 5년 이내로 짧아 부담이 없는데다 대출금리가 15%가 넘고 주택이 담보로 잡혀있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는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채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기 때문에 MBS가 발행되더라도 만기가 짧을 것" 이라며 "MBS를 유통시킬 전문기관이 설립돼 장기 MBS 발행이 가능해지면 집값의 10~20%만 있으면 장기 할부로 집을 장만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정경민.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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