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연중캠페인]식탁안전 지킵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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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식생활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식품들은 갈수록 풍족해지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미생물.농약.중금속.항생제.곰팡이독소.환경호르몬….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널려 있고, 그 결과 식품사고가 빈발하고 있지만 안전한 식생활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식탁 안전을 위협하는 온갖 요소와 비리를 검증.고발하고 안전한 식생활의 지혜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캠페인을 연중 기획으로 시작합니다.

이 캠페인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 朴鍾世).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회장 宋寶炅) 이 함께 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다립니다.

02 - 751 - 5443.

우리의 일상 식생활은 지나치게 짜고 기름지고 비위생적이다.

위생뿐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안전성에 적지않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앙일보가 우리 식탁의 건강도를 알아보기 위해 평균적인 한국인의 하루 식생활 내용을 한국식품위생연구원 (원장 李洪允)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 대상으로 삼은 식탁은 정성균 (鄭聖均.38.회사원.서울서초구잠원동) 씨가 지난 11일 아침.점심.저녁 식사로 집과 식당에서 먹은 18종의 음식. 검사 항목은 열량.소금.콜레스테롤.지방.대장균군.일반세균 등 여섯가지였다.

분석 결과, 鄭씨가 이날 섭취한 소금량은 16.4g.이는 미국 농무부 (USDA)가 제시한 하루 섭취제한량 6g의 2.7배에 달하고, 우리 음식에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감안해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8.7g의 2배에 가까운 양이다.

鄭씨는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 (소금량 4.1g) 와 저녁 때 먹은 된장찌개 (2.6g) 등 두 음식만으로도 하루 식염섭취 제한량에 접근하고 있었다.

소금성분인 나트륨은 혈액의 수분함량을 높이는 성질을 갖고 있어 소금섭취량이 증가하면 혈액의 부피가 늘어나 혈관이 팽창되기 때문에 고혈압.뇌졸중.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鄭씨가 이날 섭취한 콜레스테롤 양은 8백9㎎으로 미국.일본의 하루 섭취제한량 3백㎎ (한국은 기준 미설정) 의 2.7배. 특히 마른 오징어 무침의 콜레스테롤 양이 3백90㎎으로 가장 많았고 계란프라이 (2백30㎎).삼겹살구이 (99㎎) 순이었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에 찌꺼기가 많이 달라붙어 심장병.동맥경화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鄭씨가 식사를 통해 섭취한 열량은 2천7백56㎉로 이는 성인남성의 권장량 2천5백㎉를 10% 정도 초과한 것이다.

이날 저녁 때 먹은 삼겹살구이 (7백39㎉)가 권장량을 초과하게 한 주원인이었다.

검사를 담당한 식품위생연구원 김초일 박사는 "鄭씨는 하루 열량의 32%를 지방을 통해 얻었다" 며 "비만.암.동맥경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유럽에서는 전체 열량 중 지방비율을 30% 이하로, 세계보건기구는 25%이하로 낮출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같은 특정성분 과잉 섭취 뿐 아니라 鄭씨의 식탁은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식품오염의 지표가 되는 대장균군 (1㎖당) 의 경우 식당에서 제공한 콩나물무침에서 12만1천여마리, 게장에서 9만9천여마리가 나왔다.

또 일반세균수도 상추 (된장 포함)가 2천5백만여마리로 가장 많았고 게장 6백여만마리, 콩나물무침 2백여만마리 순이었다.

대장균군은 가공식품에서는 불검출이 원칙이나 반찬류 등에 대해서는 현재 명확한 허용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육류에서는 쇠고기의 경우 ㎖당 1천마리 이하, 돼지고기.닭고기는 1만마리 이하를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장균군은 식품.물의 오염상태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대장균군 수와 총 일반세균수가 많을수록 비위생적이고 식중독 등 식품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큼을 뜻한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애경 (金愛璟) 부장은 "반찬류라 하더라도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가공식품으로 봐야 한다" 며 "대장균군이나 일반세균이 10만마리 이상이면 부패가 시작된 것" 이라고 지적했다.

박태균.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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