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통세 인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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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자 국내 기름값이 12일 또 올랐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교통세를 낮춰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유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가 뛰는 것을 막자면 휘발유 등에 붙는 세금을 내려야 하지만, 줄어드는 세수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SK㈜는 12일 0시부터 휘발유 값을 ℓ당 18원 올렸다. 경유와 등유 가격도 10원과 9원씩 인상했다. SK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ℓ당)은 휘발유 1324원, 경유 953원, 실내등유 747원, 보일러등유 742원이 됐다. 현대 오일뱅크도 이날부터 휘발유 가격을 ℓ당 1322원으로 15원 올렸다. 경유와 실내등유, 보일러등유도 각각 951원과 747원, 742원으로 9~10원씩 인상됐다.

전국 주유소의 8월 첫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373원으로 지난해 말(1302원)에 비해 5.5%나 올랐다.

정부는 물가 부담을 덜고 국내 유가 상승의 파장을 줄이려면 교통세를 내려야 하지만 당장은 세율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류 관련 세금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전체 세수 114조원의 17.5%에 이른다. 이 중 교통세가 약 10조원이다. 여기다 올해부터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있어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올 5월까지 국세 징수실적은 5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조40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교통세를 내릴 수는 없지만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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