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업체들 조던 은퇴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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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36) 의 은퇴를 계기로 '조던 경제학' 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농구를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마케팅에도 새로운 장을 연 인물.

지난해 6월 포천지가 '광고와 상품.티켓 판매 등의 분야에서 조던의 활약을 상업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모두 1백억달러 (약 1백20조원)에 달한다' 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현재 그의 퇴진이 가져올 여파는 대략 세가지다. 첫째, 미국 NBA의 운명이다. 미국 NBA는 조던의 존재로 인해 매년 20억달러를 벌 수 있었지만 더이상 조던의 후광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NBC가 중계한 시카고 불스의 8개 시즌 정규리그 시청률은 평균 6.5%.하지만 조던이 뛰지 않은 17경기의 시청률은 고작 3.8%다. 결국 NBA가 '바람빠진 농구공' 의 처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던의 카리스마를 대체할 선수가 아직 NBA에 없기 때문.

둘째, 기업들의 희비다. 조던의 은퇴에 따라 그와 계약중인 12개 스폰서들도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중 조던이 프로에 뛰어든 직후인 84년부터 관계를 맺어온 나이키사는 최근 주가가 2.38달러나 떨어졌다. 또 그가 시리얼 광고모델로 출연한 퀘이커 오츠사의 주식도 75센트의 내림세를 보였다.

세계적 브랜드인 나이키.세브로렛.맥도널드 등은 조던에게 계속 또는 신규 광고출연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조던이 출연한 스포츠음료 게토레이 광고를 촬영, 적당한 방영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게토레이 USA사는 조던의 이미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계속 그와 일하겠다고 밝혔다.

조던은 지금까지 광고출연료 수입이 4억8백만달러로 지난 13년간 시카고 불스에서 농구선수로 활약하며 받은 총수입보다 많다. 분석가들은 조던이 광고계약기간을 보통 10년으로 정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5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NBA경기의 주관방송사로서 지난 4년 동안 30억달러를 벌어들인 NBC의 모회사인 제너럴 일렉트릭 (GE) , 그리고 터너 브로드캐스팅의 모회사인 타임워너사도 타격을 받게 됐다.

세번째 흐름은 조던의 은퇴 후 발매될 각종 서적들의 폭발력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랜덤 하우스 출판사가 펴낸 조던의 자서전 '게임에 바친 사랑 : 나의 이야기' 는 55달러나 되지만 초판 70만부가 곧 매진될 전망이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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