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법조비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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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장부에 대한 분석이 사실상 마무리돼 관련자들의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대전지검 수사책임자인 이문재 (李文載) 차장검사는 "李변호사는 이 사건의 주범" 이라며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은 조사하지 않는다" 고 강조, 상당부분 비리가 확인됐음을 시사.

李차장은 앞으로의 수사방향에 대해 "내 살부터 도려내겠다" 며 검찰 일반직을 먼저 조사하고 다음으로 법원.경찰.교도관.기타 공무원 등을 조사하겠다고 발표.

○…대전 법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모 방송사가 제출한 비밀장부 일부분의 누락 여부가 '뜨거운 감자' 로 돌출. 李차장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비밀장부의 일부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강한 의혹이 든다" 며 방송사측에 자료제출을 거듭 촉구.

李차장은 "방송사측이 당초 1천여쪽이 넘는다고 했으나 제출된 것은 6백여쪽으로 40% 가량이 빠졌고, 李변호사도 '많은 분량이 누락됐다' 고 주장한다" 며 "자료 제출은 대검 요청사항" 이라고 은근히 압박. 李차장은 "누락된 부분은 '특정 직종' 사람들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며 "김현 전 사무장이 나타나면 사실이 밝혀지고, 그렇게 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며 수사협조를 촉구.

○…수사가 진행되면서 비밀장부에 검찰 직원들이 가장 많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자 직원들은 일손을 놓다시피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

○…이번 사건이 터지자 검찰 주변에서는 당사자격인 李변호사에 대해 갖가지 비화가 속출. 모 검사는 "李변호사는 '팔색조 (八色鳥)' 란 별명을 갖고 있다" 며 "평검사로 법무부 재직 시절 모든 문서가 그를 거쳐 다듬어졌고, 말하는 게 곧 문장이었다" 고 긍정적 (?) 인 소개를 하는가 하면 모 변호사는 "수임 사건 성공률 90%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였지만 지역내에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고 주장.

李변호사는 92년부터 엑셀 프로그램을 다루며 장부를 만들 정도로 컴퓨터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에서는 "효율적 관리를 위해 만든 장부가 결국 무덤을 파게 했다" 고 말하기도.

대전 = 이석봉.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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