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이젠 ‘2011 대구’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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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2011년 대구에서 만납시다.”

24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 클레멘스 프로코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의 손을 떠난 대회기가 라민 디악 국제육상연맹(IAAF) 회장을 거쳐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에게 넘겨졌다. 김 시장이 깃발을 힘차게 흔들자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7만여 관중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베를린 대회를 참관한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들은 경기 내용 못지않게 관중의 열기가 대구대회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규훈 육상연맹 부회장은 “개·폐회식이나 대회 운영, 성적도 중요하지만 관전 문화 역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베를린대회 조직위는 매끄러운 진행과 함께 수준 높은 팬들로 인해 각국 참가 선수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관중은 자국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며 같이 호흡했다. 선수들이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표시를 하면 수만 명의 관중은 음악회에 온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관중 수도 2년 전 오사카 대회에 비해 훨씬 많았다. 오사카 대회 때는 하루 최다 관중이 3만6000여 명이었다. 베를린에서는 평균 5만 명 이상의 관중이 스타디움을 찾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회 운영 못지않게 수준 높은 팬 문화를 만드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돌아가면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폐막된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금 10, 은 6, 동메달 6개로 2003년 파리대회 이후 4회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3관왕을 차지한 우사인 볼트(23)를 앞세운 자메이카는 남녀 단거리에서 금메달 5개를 휩쓰는 등 금메달 7개로 2위에 올랐다.

베를린=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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