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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남은 일은] 주가 산정등 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LG가 반도체를 포기함에 따라 반도체 빅딜의 큰 매듭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지분.자산.인력 등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현대 - LG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이슈별로 알아본다.

◇ 주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 주식 양도과정의 핵심이 될 주가평가를 위해 양사는 LG측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아서 디 리틀 (ADL) 이 아닌 제3의 평가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평가기관은 LG반도체의 자산.부채 등에 대해 실사를 벌인 뒤 주당 순자산가치를 산정해내고 여기에다 LG그룹의 지분을 곱한 가격을 먼저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

LG반도체의 주가는 6일 현재 1만3천4백원. LG그룹이 보유한 LG반도체 지분은 9천2백만주 (59.9%) . 그러나 여기에 영업권 등 무형의 자산과 LG측이 강조하고 있는 '시너지효과에 따른 프리미엄' 에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뜨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대는 LG반도체 주식인수에 최소한 4조원 이상을 들여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자산가치는 = LG반도체의 공장.부동산 등 유형자산과 기술력 등 무형자산을 정산, 현대전자로 넘길 때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경영권을 양보한 LG 입장에서 높은 값을 부를 것이 예상되기 때문. 지난해 6월말 현재 LG반도체의 총자산은 7조7천8백95억원. 구미와 청주에 공장이 있고 서울 강남에 자체 빌딩이 있다.

이런 부동산과 설비는 정산이 쉽겠지만 문제는 LG의 기술력과 브랜드가치등 무형자산에 대한 평가부분.

◇ 향후 예상되는 이익배분은 어떻게 되나 = LG는 반도체를 현대에 넘기면서 향후 일정시점에 주식을 사서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스톡옵션'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LG는 향후 이익배분에 대해서도 상당한 발언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전자가 통합을 주장하면서 '양사가 합치면 약 60억달러의 시너지효과가 있다' 고 강조했는데, LG구조조정본부 강유식사장이 6일 이 대목을 들어 "향후 5년간 예상되는 62억달러의 시너지효과중 상당부분을 프리미엄으로 달라" 고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이같은 효과가 나올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현대가 이를 나눠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 종업원 승계 문제 = 2만5천여명에 달하는 양사 종업원 조정 문제도 난제. LG측은 자산.지분.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만큼 종업원도 전원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현대측은 '추후 협상할 일' 이라고 확답을 회피, 이 문제를 놓고 양측이 신경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종업원 전원 승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전망이어서 구제 종업원 선별과정에서 극심한 마찰과 반발도 우려된다.

◇ 대미 통상마찰도 걱정 = 반도체 빅딜은 자칫 미국과의 통상문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미 통상대표부 (USTR) 와 반도체 업계는 이번 빅딜로 한국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이 강화돼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경우 자국 반도체업계에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 경쟁법 역외조항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한 바 있다.

김동섭.표재용.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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