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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후지쓰배 세계선수권결승] 강동윤, 생애 첫 세계 챔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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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윤 9단 ●·이창호 9단

총보(1~228)=바둑은 가능한 한 어린 나이에 큰 대회에서 우승해야 정상의 길이 순조롭게 열린다. 1975년 생인 이창호 9단은 17세 때, 83년 생인 이세돌 9단은 19세 때 세계기전에서 우승했다. 강동윤 9단은 89년 생이니까 만 20세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을 감안할 때 대단히 빠른 나이에 첫 우승을 거머쥔 셈이다. 자연 이세돌의 뒤를 이을 후보로 강동윤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강동윤에겐 이제부터 험준하기 이를 데 없는 히말라야 꼭대기의 마지막 등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 판의 미스터리는 53이다. 이 수로 ‘참고도 1’ 흑1로 둘 수는 없었는가(흑1은 53보다 덤 정도 이득이다). 하지만 흑1로 둘 경우엔 백도 그냥 죽이지 않고 2부터 움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연 살 수 있느냐, 없느냐가 포인트다. 이창호 9단은 잡을 자신이 없어 53으로 물러선 것인데 이후 바둑이 약간 뒤진 채 시종 끌려다닌 것을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박영훈 9단은 이럴 바엔 39의 강수보다는 ‘참고도 2’ 흑1로 참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게 ‘이창호 스타일’에도 부합한다는 얘기였다. 228수 끝 백 2집반 승(73-66, 196·208-158, 203·210-193, 228-133).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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