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이름도용 호출기개통 쓰지않은 요금 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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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이동통신사로부터 호출기의 사용요금 미납으로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아 당황한 적이 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호출번호였음은 물론이고, 내가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번호였다.

누군가 이름을 도용해 호출기를 두개나 개통한 것이었다.

하지만 호출기.휴대폰 대리점에서 계약자가 본인임을 확인할 만한 자료를 갖추지 않고 계약을 해주기 때문에 범인을 잡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리점에 가서 "본인임을 확인해야 되지 않느냐" 고 항의를 했지만 청약서조차 보관해 두지 않았다.

여기에 본사와 대리점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서 피해자를 괴롭게 한다.

지금도 '신용불량자가 될 것' 이라는 경고장은 계속 날아들고 있다.

요즘 거리에서는 종이 한장만 쓰면 호출기를 그 자리에서 개통해주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PC통신에는 이동통신사의 허술한 확인으로 이름을 도용당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크게 늘고 있다.

신용이 불량한 사람을 등록시켜 여러가지 불이익을 준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제도인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에 의해 피해보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진범 <대학생.인천시부평구갈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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