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갑문 상시 개방…농업용수 사실상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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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정부가 시화호 시험방류에 이어 배수갑문을 상시 개방할 방침을 세움에 따라 매립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담수호로 만들어진 시화호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환경부는 건설교통부와 농림부.해양수산부.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시화호 배수갑문 조작방안' 에 관한 회의를 29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시화호 갑문을 상시 개방하되 수위를 지표에서 1m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시험방류와 같은 수준인 하루 평균 2천5백만t의 바닷물을 유.출입시켜 시화호 수질을 개선해나가는 방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화호 물은 농업용수로의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이번 회의는 한국물환경학회와 해양연구소가 최근 수자원공사에 제출한 시화호 방류에 따른 환경영향 조사 용역 보고서에서 시화호 방류시 외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시화호와 인근 외해의 오염농도가 화학적산소요구량 (COD) 기준 7과 4으로 각각 나타나 수문을 개방할 경우 당분간 인근 외해 3㎞ 정도까지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농림부는 이와 관련, 지난달 초 환경부에 "시화호로부터 매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계획을 포기한다" 고 통보한 바 있다.

농림부는 대부도 서쪽에 매립 조성할 농지에 시화호 물을 공급하는 대신 대부도 남쪽 탄도방조제 인근 담수호와 우정호의 물을 도수관으로 끌여들여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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