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할아버지·할머니는-SBS'서세원…'특집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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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할아버지들을 지나치게 희화화한다" "일본 프로를 표절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방송에서 소외됐던 노인들을 당당히 스튜디오로 끌어들인 공로로 방송담당 기자들이 올해의 최고프로 (비드라마부문) 로 뽑기도 했다.

26일 6시30분부터 90분 동안 방영되는 연말특집. 시종일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노인들 50여명이 출연했다. 지난 2월부터 출연한 할아버지.할머니 가운데 왕중왕을 선발했다.

우리 마을 CF대상과 장수퀴즈 스타상 등. "나이 70이 넘도록 방송국이 뭔지 몰랐는데 하염없이 좋구먼. 배우도 가수도 되고 싶었는데…. " 다리 위에 올라가 굴비자랑을 하면서 여배우 뺨치는 표정연기로 여우 주연상을 받은 전남 영광의 김순임 할머니의 소감이다.

수상식은 말 그대로 잔치마당. 사회자인 서세원.신은경에 뽀뽀 세례를 보내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등등. 초청가수로 나온 설운도가 '다함께 차차차'를 부르는 대목에선 모두 나와 부둥켜안고 춤을 추었다. "마이크를 빼앗기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설운도의 말이다.

'못 말리는' 할아버지도 계셨다. 장수퀴즈 스타상 6위에 오른 전남 구례의 이종식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이 상을 받을 때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계속 시조를 읊어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CF대상은 닭 한마리를 잡으려고 마을 사람 1백명이 포도밭과 논둑, 진흙탕을 뛰어다닌 경북 영천의 포도마을로 돌아갔다.

하이라이트인 장수퀴즈 왕중왕에는 전남 해남의 윤계순 할머니와 충북 제천의 정보배 할머니가 '등극' 했다. 이상훈 PD는 "내년 3월까지 신청이 밀렸다" 며 "고향의 순수함과 된장의 구수함을 최대한 살리겠다" 고 말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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