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통합 주체 현대로…LG '수용못한다'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반도체 부문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로는 현대전자가 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그러나 LG반도체는 이 평가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반면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여신중단 등 금융제재를 가하겠다" 며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강행 방침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반도체 단일법인 평가기관인 아서 디 리틀 (ADL) 사의 정태수 (鄭泰秀) 지사장은 24일 "현대전자가 기술.재무.마케팅 등 대부분 분야에서 일관된 우위를 보여 통합법인의 경영주체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2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15개 항목에 걸친 공정한 평가를 내렸다" 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반도체 구본준 (具本俊) 사장은 "평가계약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평가가 공정하지 않아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고 밝혔다.

실제로 LG는 이날 ADL측에서 보낸 보고서의 수령도 거부했다.

LG측은 그러나 "합리적인 기준과 검증이 전제된다면 언제라도 반도체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협의에 다시 응할 준비가 돼있다" 고 말했다.

한편 李금감위원장은 이날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결과가 나온 만큼 현대와 LG는 이를 기초로 25일까지 핵심 경영주체를 결정해야 하며 이를 실천하지 못할 경우 채권금융기관이 28일 협의회를 개최, 귀책사유가 있는 기업에 대해 신규 여신중단 등 금융제재를 가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도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 고 강조했고 산업자원부도 "반도체 통합은 원칙대로 이뤄져야 한다" 고 덧붙였다.

현대와 LG는 지난 11월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재로 ADL사를 반도체 통합법인 경영주체 평가기관으로 선정했으나 LG가 방법상의 불공정 등을 들며 실사 참여를 거부해 왔다.

김시래.이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