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주식 684만주 외국인 1인이 집중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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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현대자동차가 인수키로 한 기아자동차 주식 9%가 22일 외국인에게 팔렸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ING베어링증권 창구를 통해 기아차 총 상장주식의 9.04%에 달하는 6백84만주가 주당 2천원, 1백36억8천만원에 대량 매매됐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신고매매를 통해 기아차 주식을 대량 팔아치운 곳이 포드쪽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고 대량 매매는 주식 대량 보유자가 특정인에게 자신의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넘기는 것으로, 현재 기아차 지분을 9% 이상 갖고 있는 쪽은 포드 - 마쓰시타 (17.71%) 와 기산 등 기아그룹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아측은 지분을 판 사실이 없다" 며 "감자 (減資) 후 증자를 통해 51%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있는 만큼 9%의 지분변동이 현대의 기아차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의 기아차 인수로 기존 주식이 10대1로 감자해야 하는 만큼 포드측이 감자후 증자에 참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매매하는 쪽이 이득이라고 판단해 기아차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실제 포드로서는 현대가 기아차를 인수하면 감자후 증자에 참여하더라도 지분율이 현재의 17%에서 2%대로 줄어들어 경영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는 군소 주주로 전락하게 된다.

또 지금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하는 것과 같은 금액을 포드측이 주식매각을 통해 얻으려면 감자후 주가가 2배 가량은 뛰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아차 주식 9%를 대량으로 사들인 외국인의 정체와 목적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해당 매매를 중개한 ING베어링측은 이와 관련해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 고 말했다.

상장사 지분이 대량 변동되면 다음날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증권거래 규정에 따라 23일중 누가 기아차 주식을 팔고 샀는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곽보현.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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