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력을 끌어올려라 … 박태환 1500m에 포커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박태환(20·단국대·사진)이 다시 장거리 쪽에 포커스를 맞춘다. 대한수영연맹 정일청 전무는 20일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의 제1 목표는 자유형 1500m이며, 이를 위해 떨어진 지구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영연맹은 다음 주까지 ‘박태환 특별 강화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특별 강화위는 향후 박태환의 훈련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게 되며, 그 내용은 자유형 1500m에 대비한 지구력 훈련이 우선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전무는 “이미 노민상 경영대표팀 총감독,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송홍선 박사가 특별 강화위 멤버로 확정됐다. 여기에 박태환의 후원사인 SK텔레콤 관계자 등이 포함된 7명 정도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계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특별 강화위가 사실상 ‘박태환 전담팀’의 업그레이드 버전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박태환은 이달 초 끝난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 참가해 모두 결승행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박태환에 대해 “장거리와 단거리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정 전무는 “로마선수권에서 확인했듯 단거리인 자유형 200m는 서양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종목 아닌가. 박태환이 도전하기에는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다. 앞으로는 장거리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노민상 감독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노 감독은 “현재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박태환은 기초 체력부터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서 단거리와 장거리 훈련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지구력 훈련은 꾸준히 해야 하는 기본 훈련이고, 이게 바탕이 되면 스피드 훈련도 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지구력 훈련이 잘된 박태환 최고의 몸 상태’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직전으로 꼽았다. 이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100m부터 1500m까지 모두 메달을 따냈다.

이은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