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추협',학부모.학생 사은편지 쓰기운동 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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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선생님, TV나 신문에서 선생님이 애들을 때린다거나 촌지를 받았다는 안좋은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괜히 선생님들 모두 그렇다는 소리같아서 너무 슬퍼요. 하지만 이 세상에 선생님 없이 훌륭하게 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대통령.교수.변호사… 누구도 예외는 없어요. 저도 크면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거예요. 선생님, 힘내세요. "

鄭다운 (12.서울 용동초등교6) 양은 최근 방학을 앞두고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써서 부쳤다.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교사들에게 특히 힘든 해였다.

촌지.과외 파동에 고통과 상처를 입고 정년단축으로 위축된 교사들은 급기야 체벌 갈등으로 수업중에 경찰에 연행되는 '교권 실종' 사태까지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제자들을 가르쳐온 교사들. 연말을 맞아 뜻있는 학부모들이 일년 내내 시달리기만 해온 교사들의 기 (氣) 살리기에 나섰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회장 金富成 가톨릭대 부총장)가 주관하는 '사랑의 일기' 학부모회원 6백여명이 자녀들과 함께 지난주초부터 선생님들께 '감사편지 보내기 운동' 을 시작한 것.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정과 함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편지를, 학부모들은 감사인사를 적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있다.

어떤 학부모는 '연말에 가족끼리 연극 한편 보세요' 라며 연극 티켓 4장을 '촌지' 로 보내기도 했다.

제자와 학부모들로부터 뜻밖의 '격려' 편지를 받은 교사들도 '사랑의 편지' 로 화답 (和答) 하고 나섰다.

"지난번 꾸짖은 것 미안해. 다 너 잘되라고 그런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라. 내년에도 더욱 공부 열심히 하는 착한 학생이 되렴. " 또 어느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따뜻한 글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며 교사와 학생간의 사랑운동을 확산시키자고 운동본부에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운동본부는 '사랑의 일기' 쓰기에 동참하고 있는 전국 3천8백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사편지 보내기 운동' 을 연초까지 벌이는 한편 앞으로 정기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한편 '사랑의 일기' 학부모회원과 교사 20여명은 그동안 한줌한줌 모은 쌀 2백㎏과 밑반찬을 마련해 23일 소년소녀가장과 실직가정 자녀 등 결식아동 25명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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