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성공사례]CB투자로 안전·수익성 동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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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0년 이상 한 회사에서 근무한 회사원 李모 (49)씨는 지난해 12월 외환위기로 금리가 폭등하자 1년만기 공사채형 수익증권 (연 20%)에 투자했었다. 그러나 지난 12월초 이 돈을 찾아 다시 수익증권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그동안 시중금리가 급락해서 예상수익률이 예전의 절반인 연 10%도 안됐다.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고민에 빠진 李씨는 다른 투자수단으로 주식투자를 생각해 봤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청했다.

◇ 상담내용 = 우선 필자는 李씨 같은 주식 초보자가 단기 차익매매를 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므로 성장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골라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또 李씨가 투자실패 경험이 있는 점을 감안, 투자자금의 절반은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절반만 주식에 투자하는 보수적인 투자를 추천했다.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바로 주식을 사는 것보다 전환사채 (CB)를 통한 투자를 소개했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가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서 이익을 내고 그렇지 않으면 채권형태로 만기까지 보유한뒤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당시 청약일이 다가온 여러종목 가운데 동양증권의 무보증 후순위 CB를 추천했다. 동양증권은 앞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이게 되면 실적이 좋아져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만일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보장 수익률이 연 11%로 높은 편이라는 점이 추천의 이유였다.

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격이 5천원으로 결정돼 당시 주가인 7천4백50원에 비해서도 쌌다.

◇ 투자결과 = 필자의 추천에 따라 李씨는 지난 5일 동양증권의 후순위 CB에 4천만원을 투자하고 1년만기 공사채형 수익증권에도 4천만원을 투자했다.

李씨가 동양증권 CB를 산뒤 이 회사의 주가는 21일 현재 1만2천9백50원까지 폭등했다. 이에 따라 李씨가 산 CB의 평가금액은 1억3백60만원으로 올라가 李씨는 2배반 정도의 이익을 보고 있다. 또 현재 동양증권 CB 1만원짜리는 채권시장에서 1만5천원 정도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李씨는 원할 경우 6천만원 정도에 팔 수도 있는 상태다.

그러나 李씨는 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분간은 CB를 팔지 않을 생각이다.

◇ CB투자 가이드 = CB에 투자는 신규로 발행되는 CB를 청약하거나 이미 발행돼서 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되는 CB를 사는 등 두가지 방법이 있다. 李씨처럼 CB매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신규 CB를 청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이 CB를 발행할 때에는 증권사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주간사로 정하고 이를 통해서 청약을 받게 된다. 따라서 고객들은 해당 증권사를 찾아가서 원하는 액수만큼의 CB를 신청하면 된다.

현재 발행이 예정된 CB는 대영포장 (한화증권).디아이 (신한증권) 의 2개가 있다. 투자 요령은 CB의 전환가격이 주가보다 높을 시기를 골라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전환가격과 주식시가의 차이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

만일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낮으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고 만기까지 갖고 있다가 원리금을 청구하면 된다. 따라서 CB에 투자하기 전에는 전환가격이 얼마로 정해졌는지 따져봐야 한다. 전환가격이 낮으면 주가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이익이 커지는 반면 전환가격이 너무 높으면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이익이 별로 없다.

다만 CB에 투자할 때는 일정기간 동안 주식전환이 안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더라도 막상 전환청구일이 된 다음에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CB 가운데는 후순위 CB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발행회사가 부도가 났을 경우 빚을 모두 갚고 난 남는 재산이 있을 경우에만 돈을 준다는 의미다. 따라서 후순위CB를 살 경우에는 발행기업의 신용등급이나 재무건전성에 대해서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

<필자약력>

88년 LG증권 입사

90년 국제영업팀 투자상담사

93년 국제조사팀 연구위원

현재 LG증권 광화문지점 금융상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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