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중씨 '대북접촉'발언 놓고 한나라-국민회의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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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간의 '총풍 (銃風)' 공방이 걷잡을 수 없이 가열되고 있다.

장석중 (張錫重) 씨의 대북 커넥션 관련 발언이 불씨를 댕겼다.

여권은 그동안 '총풍 3인방' 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비선조직이라며 강공을 펼쳐왔으나 張씨가 재판정에서 "신정부 출범 후에도 대북 밀사역할을 해왔다" 고 진술한 데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국면전환의 호기를 잡은 셈이다.

한나라당은 20일 이신범 (李信範) 인권위 부위원장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가졌다.

李의원은 지난 1월말 방북한 張씨와 '옥수수 박사' 김순권 (金順權) 경북대교수가 임동원 (林東源.당시 아태재단 사무총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받아 북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에는 '한반도 내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일이 잘 되면 남북 정상회담을 열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는 것이 李의원의 얘기다.

또 지난 5월 金교수가 방북 때 가져가 북한 광명성경제련합회와 체결한 '농산물 시험재배 계약서' 도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3월 29일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국제옥수수재단 (4월 11일 설립) 은 설립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는 대북공작을 위해 현정부의 묵인 아래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강인덕 (康仁德) 통일부장관과 金교수를 고발할 것도 적극 검토하는 등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국민회의는 이에 대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張씨가 자신의 범죄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물타기를 하기 위해 국민회의를 의도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장신규 (張信奎) 부대변인은 "대선 당시 당국의 용공조작을 분쇄하고자 노력했던 우리로서는 북과 거래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 이라고 주장했다.

최익재.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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