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나로호 발사 장면을 기다리던 어린이들이 발사 중지 방송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들뜬 표정으로 TV를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던 국민은 갑자기 ‘발사 중지’라는 자막이 나오자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다 기술상의 문제로 발사가 중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발사가 계속 연기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발사가 중단된 것을 보니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고생한 연구진에게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발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해군 4300t급 ‘비루봉호’와 ‘고준봉호’ 두 척은 19일 오전 관람객 300여 명을 태워 남해의 안전한 곳으로 가 발사 장면을 생생하게 보도록 했으나, 발사 중지 결정이 내려지자 함상 위 관람객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실 옆 관람대에 자리한 한승수 국무총리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갑작스러운 발사 중지 조치에 당황한 듯 입을 굳게 다물었다. “오늘 내로 발사가 어렵다”는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설명이 있자 용기를 잃지 말라는 취지에서 일부 인사가 박수를 쳤으나 한 총리와 안 장관은 아무런 표정 없이 서둘러 관람대를 빠져나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나로호 발사 연기와 관련해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로호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관계자들을 격려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참모들과 함께 나로호 발사가 중단되는 광경을 TV로 지켜본 뒤 오후 5시40분쯤 안병만 교육과기부 장관으로부터 경위를 보고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글=문병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