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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서울은 싫어” 3년째 1승도 못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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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천적 관계, K-리그 악연의 희비가 엇갈렸다.

포항 스틸러스가 또 한번 FC 서울의 벽에 막혔다. 포항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피스컵 코리아 2009 준결승 1차전에서 서울에 1-2로 패했다. 2006년 8월 30일 이후 3년이 다 되도록 서울을 이겨본 적이 없다(1무 6패). 원정경기임에도 포항은 빠른 역습으로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전반 19분 서울의 안데르손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6분 후 노병준이 동점을 만들었지만 9분 뒤 결승골을 내줬다.

2005년 포항에 부임, 2007년 K-리그 우승을 비롯해 매 시즌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명장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서울이 싫다.

근소하게 열세를 보인 전북·제주를 제외한 다른 구단을 모두 압도했다. K-리그의 강팀인 수원과 성남엔 특히 강했다. 하지만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서울만 만나면 기가 죽었다. 2007년 8월 29일에는 자책골을 2개나 범했다. 27년 역사의 K-리그, 4264경기 중 유일한 기록이다.

사실 이날은 서울을 꺾을 절호의 기회였다. 세 차례 맞대결에서 5골을 내준 ‘포항 킬러’ 데얀이 출장정지 처분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서울의 사령탑 귀네슈도 지난달 인천과의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관중석에서 작전지시를 내려야 했다. 경기 내용도 포항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슈팅 수는 16대 7, 그러나 포항의 파상공세로도 악연의 사슬은 끊지 못했다.

두 가지 악재를 천적 관계란 자신감으로 극복한 서울은 올 시즌 포항과 겨루는 ‘트레블(3관왕·K-리그, 피스컵 코리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쟁’에서 심리적 우위에 서게 됐다.

포항과 달리 부산 아이파크는 이날 천적 울산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부산은 0-1로 뒤지던 후반 2분 이정호의 동점골에 이어 28분 정성훈의 결승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 특급조커 이승현이 빠른 발을 활용해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치고 올라가서 슛을 했고, 볼이 골키퍼 김영광의 몸에 맞고 굴절되자 정성훈이 곧바로 왼발슛으로 밀어 넣어 짜릿한 역전극을 마감했다. 2005년 10월 이후 10경기 만에 따낸 울산전 승리였다. 피스컵 코리아 준결승 2차전은 26일 열린다.

장치혁 기자

◆피스컵코리아2009 4강 1차전 전적(19일)

부산 2-1 울산 서울 2-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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