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내년 2월까지 3조 넘게 유상증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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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대 그룹의 유상증자 물량이 내년 2월까지만 3조원이 넘는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대출이나 회사채.기업어음 (CP)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길이 사실상 막히자 최근 활황장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 물꼬를 트자는 것이다.

5대 그룹으로서는 내년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추는 등 구조조정을 위해 '현금' 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증시에서는 무더기 증자물량 때문에 모처럼 오름세를 타고 있는 주가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는 지난 9일 현대건설이 9천만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7천4백51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14일 인천제철도 2천만주.1천88억원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로써 현대는 연말과 내년 2월까지 모두 1억7천7백만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1조5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증시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삼성도 올 들어 이미 두번씩이나 유상증자를 실시한 삼성전자의 추가 유상증자계획을 14일 공시했다. 9백58만주의 신규발행을 통해 5천29억원을 조달해 자본금을 현재 7천3백73억원에서 7천8백52억원으로 늘리고 부채비율도 2백9%에서 1백89%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또 이날 삼성정밀화학의 5백만주.5백6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도 공시해 앞으로 삼성엔지니어링.신라호텔.삼성중공업 등 모두 7개사의 9천3백만주.1조2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된다.

이밖에 ▶대우 1천5백만주.7백99억원 ▶LG 1억1천7백만주.9천7백76억원 등의 유상증자 계획이 연말까지 잡혀 있어 앞으로 증시에 쏟아져 나올 5대그룹의 신규발행주식은 모두 4억3백28만주.3조8백18억원에 이른다. 전체 유상증자 (6조2천33억원)의 61.29%나 되는 규모다.

김종윤.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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