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공조 임무는 상관살해 사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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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은 유사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군지휘체계를 와해시키기 위해 적공 (敵工.적 와해공작) 활동을 통한 우리 경비병들의 '상관살해' 를 획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일반에게는 적공조의 임무가 단순정보수집이나 심리전 활동으로 인식돼왔다.

군 고위관계자는 15일 "지난 2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변용관 (邊用官) 상위가 기무사의 특별신문에서 이같은 사실을 진술했다" 면서 "군당국은 북측 적공활동의 주목적이 '상관살해 사주' 라는 점을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해 기무부대의 JSA주둔 등 대책마련을 미군측에 요청했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

邊상위는 또 북한군이 현재 판문점지역에 모두 26명의 적공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84년 이후 연평균 2백50여차례 우리 경비병들에 대한 접촉을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무사령부가 지난 2월 유엔사에 통보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95년 귀순한 최주활 (崔主活.전 북한군 상좌) 씨는 "군 복무시 적공조의 최대임무는 '적 상관살해 여건조성' 이란 얘기를 들었다" 면서 "김정일 (金正日) 도 유사시 적지휘관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적공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고 전했다.

崔씨는 "군총정치국 산하 적공국 (국장은 중장급) 은 6.25때부터 삐라살포 등을 맡아온 기구로 인민무력부 정찰국과 당 사회문화부 (대남사업) 와 연계돼 있다" 고 덧붙였다.

그는 한해 30명을 배출하는 적공대학 (3년제) 은 10년간 의무복무토록 돼 있으며 판문점뿐만 아니라 휴전선 전역에 걸쳐 활동중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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