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SOC사업등 협력…김대통령·루옹주석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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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5일 서울을 출발, 베트남에 도착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하노이 주석궁에서 트란 둑 루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베트남의 사회간접자본 (SOC) 시설 건설과 정보통신.자원개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회담에서 金대통령은 베트남의 호치민~프놈펜 도로 개.보수 공사를 비롯한 5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루옹 주석도 협력을 약속했다고 배석한 임동원 (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베트남이 추진중인 이동전화서비스 사업과 가스.유전개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루옹 주석은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또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지원의 일환으로 베트남 백신공장 건설사업에 2천8백5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모두 4천2백5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99년에도 3백만달러의 무상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루옹 주석은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에 이미 참여의사를 밝힌 대우 외에 다른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金대통령은 양국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냉전이라는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양국이 불행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루옹 주석은 "베트남의 모든 지도자들은 항상 미래지향적 입장에서 한.베트남 우호협력관계를 중시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며 "과거는 뒤로 미루자" 고 화답했다.

우리 대통령이 베트남 참전과 관련, 한.베트남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金대통령은 99년부터 5년간 매년 양국 청소년 20명씩을 상호 초청하는 내용의 '청소년 교류 약정' 체결을 제의했으며 루옹 주석도 이를 수락했다.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루옹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고, 루옹 주석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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