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팔레스타인 도착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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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4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미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클린턴은 이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신들의 땅 위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위치에 있다" 며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예루살렘을 떠나 헬기로 가자지구내 '야세르 아라파트 국제공항' 에 도착한 클린턴 대통령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회담을 갖고 의회격인 팔레스타인민족평의회 (PNC) 회의에 참석, 연설을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도착성명에서 "미국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관용과 자유, 번영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함께 이곳에 선 최초의 미 대통령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며 이스라엘과의 화해가 항구적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날 소집된 PNC가 팔레스타인 헌장내 반 (反) 이스라엘 조항 삭제를 결정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라파트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을 통해 중동에 평화의 기운이 퍼질 것" 이라면서 그의 방문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자치정부가 세워진 뒤 '가장 중요한 손님' 을 맞아들이는 팔레스타인측은 곳곳에 환영포스터와 걸개그림을 내거는 등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을 독립을 향한 중대한 상징적 행사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경파들은 "클린턴의 방문은 시온주의자들과 미국인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그의 목적은 반이스라엘 조항을 폐기시키기 위한 것" 이라고 비난했다.

이슬람 투쟁단체 지하드 (聖戰) 의 지도자 압둘라 사미는 "경호원들만 없다면 가자를 방문하는 클린턴 대통령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해하겠다" 고 선언한 뒤 곧바로 팔레스타인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13일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12억달러의 특별지원금 약속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와이 밀스' 평화협정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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