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의장과 3김과의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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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박준규 국회의장은 격동의 한국 현대정치속에서 3김 (金大中.金泳三.金鍾泌) 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며 그들 모두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들 모두와 비슷한 연배인 朴의장은 김종필총리와는 구 (舊) 공화당 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해왔고 현재는 金총리가 명예총재로 있는 자민련의 최고고문. 朴의장 자신이 평가하는 지난날의 친분관계의 정도는 JP - YS - DJ 순. 서울대 동문인 YS와는 소장의원 시절 청조회 (淸潮會) 라는 모임을 결성, 함께 활동했다.

朴의장이 여당인 공화당에, YS가 야당에 각각 몸담으면서 다른 길을 걸었지만 20여년뒤 3당합당으로 민자당이 탄생하면서 같은 배를 탔다.

YS가 민자당대표였을 때 朴의장은 제14대 국회의장이 됐다.

그러나 YS가 집권하자마자 그는 YS로부터 팽 (烹) 당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당시의 서운함이 진하게 묻어났다.

"나와 YS는 친구사이였다" 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 했다.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선 자기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고 그걸 이해도 하는데 YS는 자신에게 인간적 모멸을 안기며 몰아냈다는 것이다.

朴의장은 그러나 金전대통령의 청문회 출석에 대해선 완강한 반대의사를 표현했다.

"내가 과거에 욕을 봤던 경험이 있어 아는데 사람을 그렇게 욕보이면 안된다" 는 것이다.

朴의장은 金대통령에 대해선 특별한 관계임을 토로. 가까운 순서가 달라진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했다.

朴의장은 "농담하는 가운데 슬쩍 얘기해도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채고 일을 처리한다" "비상한 머리를 갖고 있다" 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는 공화당시절 DJ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여당에 있으면서 보이지 않게 챙겼노라고 했다.

지난해 대선때 같은 당의 JP를 제치고 DJ를 DJP연합의 단일 대통령후보로 민 것은 지지층이 넓은 DJ만이 여야 정권교체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그는 이런 것이 DJ가 자신을 의장에 천거한 이유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朴의장은 또 JP가 들으면 서운할 지 모를 미묘한 언급을 했다.

'인위적' 이 아님을 전제한 뒤. "3金시대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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