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건국·인사위 자민련 잇단 제동 속쓰린 국민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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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기국회 막판에 국민회의에 대한 자민련의 반발이 노골화되고 있다.

문제를 삼는 게 한결같이 국민회의로선 꼭 처리하겠다는 부분이고 향후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내용들인데, 그래서 자민련의 반대를 더 아파한다.

제2건국위건이 그런 것중 하나다.

그동안 자민련은 내심 이 운동이 못마땅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다닌 감이 있다.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승인' 한 사항이고 박태준 (朴泰俊) 총재도 "공동여당의 협조" 쪽에 더 비중을 둬왔기 때문이다.불만의 목소리는 거의 뒷전에서만 흘러다녔다.

그러나 제2건국위 예산 20억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예산안 통과가 계속 지연되면서 급기야 8일의 당무회의에서 자민련도 이 운동을 정면 공격하고 나섰다.

이건개 (李健介) 의원은 "제2건국을 주도하는 교수 3명이 전부 한쪽으로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다" 며 색깔론도 다시 들먹였다.

李의원은 기자들과 따로 만나 "김정길 (金正吉) 행정자치부장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여기서 손을 떼야 한다" 며 공격했다.

그는 "공직자들의 관여 금지는 당론" 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완구 (李完九)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은 뉘앙스가 다르다.

李대변인은 당무회의장에서 제2건국위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자 朴총재가 "조기에 국민회의와 협의해 우려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 고 말했다고 전했다.

朴총재는 국민회의와의 '협의' 쪽에, 의원들은 '문제' 에 더 비중을 둔 셈인데 자민련의 복잡한 내부사정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중앙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문제는 더 꼬여 있다.

국회 행자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반대론자인 이원범 위원장은 자민련 소속이고 법안 심사소위 위원인 같은당 김학원 (金學元) 의원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내년초 벌어질 내각제 총공세를 앞두고 '워밍업' 을 시작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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