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균씨 가족밴드,가족애 다지고 이웃사랑 실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6일 오후 7시30분쯤 경기도 고양시 화정지구 달빛마을 1단지 하예성 교회. 15평 내외의 좁은 무대를 전기기타와 기타, 전자키보드와 드럼소리가 후끈하게 달구고 있다.

아마추어의 솜씨치고는 예사롭지 않은 화음을 내뿜는 주인공들은 천세균 (千世均.36.회사원.경기도고양시화정지구) 씨의 가족 밴드. 千씨의 동생, 처남2명, 처제와 처남댁 심지어 7살짜리 딸까지 총동원된 이 밴드의 이름은 '찬양하는 가족' 이라는 뜻의 '프레이징 패밀리' 다.

제각각 바쁜 와중에도 8월부터 매주 한 번씩 모여 3시간 동안 노래와 연주를 연습해 온 이들은 '찬양' 의 의미를 살려 경기도파주시장곡리 가출청소년 보호시설 '아들의 집' 후원금 모금 공연을 갖기로 했다.

12일 토요일 오후 5시 하예성 교회에서 갖는 자선 콘서트가 첫 무대. "가족들이 다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노래도 좋아해 언젠가는 가족밴드를 꼭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 지난 8월의 장마입니다. " 폭우로 '아들의 집' 뒤의 토사가 무너져 내린 때문. 이를 안 千씨가 처남 장지도 (張志都.30.회사원) 씨와 장훈도 (張勳都.26.학생) 씨를 설득해 베이스기타와 기타를 맡겼고 처제 장소희 (張素喜.25.회사원) 씨도 피아노엔 자신이 있던 터라 흔쾌히 일익을 맡았다.

가수로 정식데뷰를 준비하고 있는 千씨의 동생 세민 (世敏.27) 씨도 드럼을 쳐주겠다고 나섰다.

당시 결혼전이었던 지도씨의 애인 이진희 (李眞喜.24) 씨도 '임도 보고 좋은 일도 하는' 밴드연습에 전자키보드로 거들었다.

결혼준비로 한창 바빴던 李씨였지만 장차 '서방님' 인 千씨가 군기를 잡는 통에 연습에 꼬박 참가한 것은 물론 심지어 결혼 다음날에도 연습을 끝내고서야 비로소 신혼여행을 떠났을 정도. 연주곡들은 리더 千씨가 출근 때 버스 안에서 틈틈이 작사.작곡한 가스펠 8곡등 10곡. 깜찍한 千씨의 딸 효선 (孝善.7) 양의 독창도 곁들여 진다.

"가족간의 우애도 더 돈독해졌고 남을 도울 수 있게돼 흐뭇합니다. " 이들은 앞으로 매년 자선 공연을 정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