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중위 유족들 '북한 접촉 부대원이 살해'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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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내에서 유엔사 소속 한국군 金모 중사가 북한 경비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지난 2월 공동경비구역 벙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훈 (金勳.25.육사52기) 중위의 사망사건과의 관련성 여부가 관심을 끌고있다.

육군본부 고등검찰부는 유족들의 끈질긴 타살의혹 제기에 따라 5개월간의 재수사를 벌였으나 지난 11월 27일 김훈중위의 사망을 '격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金중위의 아버지 김척 (金拓.55.육사 21기) 예비역 중장은 8일 金중사 사건이 밝혀진 뒤 또다시 金중위의 타살의혹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金씨는 구속된 金중사가 숨진 金중위가 소대장으로 있던 경비소대의 부소대장으로 96년 7월부터 98년 2월까지 함께 근무하는 등 아들의 소대원들 수명이 북한측과 접촉했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金씨는 "북한측과 접촉한 부대원들이 이적행위 사실이 소대장에게 발각돼 문제가 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金중위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 주장했다.

金씨는 또 金중위가 죽기 20여일전 북한군 변용관 (26) 상위가 귀순한 점을 들어 "북측에 포섭된 부대원들이 보복계획을 세운 북한측과 내통해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金씨는 "국회 국방위 김훈중위 사망사건 진상조사소위와 함께 부대원들을 면담한 결과 金중사 등 부대원들과 金중위의 갈등 사실이 확인됐다" 며 "당초 부대원들의 소대장 길들이기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생각됐으나 북한측과의 접촉 사실이 확인되고 보니 타살의혹이 더 크다" 고 말했다.

金씨는 또 ▶권총에 아들의 지문이 남지 않았고 ▶아들의 왼손에서만 화약이 발견됐으며 ▶탄착점 위치가 석연찮은 점 등 법의학 전문의 루이스 노 박사의 소견을 예로 들며 부대원에 의한 타살을 강조했다.

金중위는 지난 2월 26일 오전 공동경비구역내 지하벙커에서 우측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은 채 쭈그린 자세로 발견돼 한.미 군당국이 조사를 벌여왔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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