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15%·토요휴장…달라지는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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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어제부터 달라진 매매 제도의 핵심은 가격제한폭이 상하 15%로 확대된 것과 토요일 거래소를 휴장하는 것이다. 우선 가격제한폭의 확대는 하루 최대 30%를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그래서 '서킷 브레이커' 란 것을 도입했다. 전날 지수보다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매매가 자동 정지된다. 악재를 소화할 기회를 가지란 뜻이다.

투자자들이 전보다 조심스러워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폭등 열기에 휩싸인 증권사 객장엔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다만 "신용을 자제하려는 태도" 는 분명하다는 것이 대우증권 신성호 (申性浩) 올림픽지점장의 지적이다. 신용은 거래대금중 일부(60%)를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다.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고스란히 물어줘야 하니 위험이 그만큼 더 크다.

삼성증권 반포지점 박용순(朴龍淳) 이사는 "고객들에게 가능하면 신용을 쓰지 말도록 권한다" 고 말한다. 토요일 휴장이 실시되면 해외에서 수없이 확인된 소위 '주말효과' 가 국내증시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주말효과란 토.일 이틀간 누적된 정보가 월요일 한꺼번에 반영되는 현상을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장기간에 걸쳐 요일별 주가 등락률을 계산해 보니 화~금은 플러스인데 월요일은 유독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대부분 기업이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금요일 장이 마감된 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 는 것이다. 이틀간 누적된 매물이 월요일 개장하자마자 쏟아져 주가가 폭락하는 빈도가 높았다는 얘기다.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줄을 이었는데 금요일 종가~월요일 시가, 월요일 시가~월요일 종가간의 등락률을 비교해본 결과 마이너스 수익률은 주로 금요일 종가~월요일 시가에 발생했음이 증명됐다.

그렇다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라고 주식을 월요일에 꼭 팔아야 할 투자자는 사흘을 당겨 금요일에 파는 것이 더 비싼 값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의 申지점장은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 투자자들로선 아직 실감나지 않는 것 같다" 고 말한다.

한편 매주 하루를 '벌게' 된 증권사 직원들은 대부분 고객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겠다는 각오다. 일부는 평소 마음만 있었지 시간이 부족해 미뤄왔던 증권관련 공부를 해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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