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운영 이동전화 판매업체 벤치마킹 대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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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척추장애인이 정직과 정도 (正道) 를 바탕으로 이동전화.무선호출 판매업체를 성실하고 알뜰히 운영, 호남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SK텔레콤 서부지사 (광주, 전남북, 제주) 관할 지역에서 단연 선두이고, 전국서도 가입자수 기준으로 12위를 기록한 ㈜인천상사 김인천 (金仁千.48) 씨가 그 주인공. ㈜인천상사는 임직원 37명으로 광주시내에서 SK텔레콤 대리점 5개를 꾸리는 기업체다.

이동전화만도 지난 10월말까지 1만9천여대를 팔아 벌써 지난 한해의 판매량 (1만8천여대) 을 넘고 연말까지 2만3천여대에 이를 전망. 이동전화.무선호출 가입자 6만여명을 확보, 요금 수수료 수입을 합친 올 한해 예상매출액은 1백50여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 늘 것이라는 게 회사측 추정.

전체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크게 확대된 건 사실이나, 대리점의 약60%가 경영난을 겪고, 약30%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약진' 이다.

때문에 유통 노하우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최근 이 회사에 잇따르고 있다.

金씨는 "전직원이 정직한 마음으로 정도를 지키며 성실히 일했을 뿐 특별한 비결은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직원들의 신용 및 친절한 고객관리와 "우리 회사 사장은 37명" (金사장)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원들의 철저한 주인의식이 오늘의 회사를 만들었다.

주은자 (周銀子.31) 총무과장은 "순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최소 이익만 붙여 정찰제를 실시하고, 아프터서비스를 철저히 해 온 게 고객들에게 믿음을 준 것 같다" 고 말했다.

金씨는 지난 78년부터 수입잡화.카메라.통신기기 등을 팔아오며 이런 노하우를 터득했다.

판매사원의 미소 등 서비스가 흡족치 않으면 5천원씩 보상해주고, 매장을 품위있는 그림으로 꾸며 고객의 마음을 끌었다.

또한 학력.남녀 차별없는 능력 우선의 임금.인사와 대기업 못지 않은 사원복지 등을 통해 사원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이끌었다.

▶과장 승진자에 골프채 제공▶사내에 실내골프연습장.포켓볼장.노래방 등 설치▶우수사원에 대한 특별승급.상금 및 가족의 최고급 음식점 초청잔치▶퇴직 여사원의 희망복직 허용 등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5세때 척추염을 앓아 허리가 굽은 金사장은 "앞으로도 나는 서비스제공 주체인 사원들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사원들은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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