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실향에서 독립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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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스라엘 건국 50주년인 지난 5월 14일 기념식을 지켜본 팔레스타인인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라를 빼앗긴 지 반세기가 되는 국치 (國恥) 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랍의 한 민족인 팔레스타인인은 기원전부터 유대인과 함께 이 지역에서 살아 왔으나 기원 전후를 시작으로 유대인이 이곳을 떠나면서 주거주자가 됐다.

20세기 이상을 평온하게 살아 온 이들에게 문제가 시작된 것은 20세기초다.

성서에 근거해 새로운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 유대인들이 지난 48년 5월 14일 독립을 선언하자 이집트 등 주변 아랍국들은 '아랍민족 지원' 을 내세우며 이스라엘과 전쟁을 시작했으나 패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사막으로 밀려나 유랑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영토를 빼앗긴 팔레스타인인 6백만명중 일부는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으며, 3백50만명은 인근 중동국가로 뿔뿔이 흩어져 버렸고, 나머지는 이스라엘이 인정한 자치지역에서 살아 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으면서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한 사람도 생겼지만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잃어 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지하조직들을 결성해 투쟁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64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가 결성되고 69년 야세르 아라파트가 의장에 취임해 대 (對) 이스라엘 게릴라전을 본격화했다.

두 종족간의 끝없는 피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93년 중동평화협상을 계기로 서로가 해법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가 팔레스타인측에 땅을 내주고 평화를 찾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95년 11월 라빈총리의 암살로 갈등이 다시 첨예해지는 등 재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와이밀스 평화협상의 타결로 팔레스타인은 내년 5월 독립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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