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64년만에 사형수 탈옥…7명시도 1명만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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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에서 64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수 탈옥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2년 서해안의 코퍼스 크리스티시에서 레스토랑 주인 등 두사람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마틴 거룰 (29) 이 휴스턴 북서쪽 1백30㎞ 정도 떨어진 헌츠빌 교도소의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따돌리고 탈옥에 성공한 것은 지난 26일 자정쯤. 수감자 중 '노동 가능층' 으로 분류돼 노동을 하면서 다소 자유가 보장돼 필요한 장비를 미리 확보해놓은 거룰과 동료 죄수 6명은 취침점호를 마친 뒤 감옥에서 담요와 종이로 만든 큰 인형을 각자의 침대에 뉘어놓고 근처의 오락실로 숨어들었다.

흰 죄수복을 검은 색으로 칠해 위장한 거룰 일당은 사전에 준비한 사다리를 이용해 지붕에 올라가 주변동향을 살핀 뒤 담장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했으나 경비원들에게 발각됐다.

함께 탈출을 시도한 동료죄수 6명은 모두 현장에서 붙잡혔으나 거룰은 총탄세례를 피해 담장 2개를 무사히 넘은 뒤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유유히 사라졌다는 것. 이 탈옥사건은 지난 34년 '보니 - 클라이드' 갱단이 사형선고를 받은 조직원 3명을 탈옥시킨 이후 첫 사형수 탈옥사건이 됐다.

교도소 당국은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거룰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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