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공정 56%…1단계 공사 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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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2000년 12월 완공되는 인천국제공항 1단계 공사가 92년 11월 첫 삽을 뜬 지 6년만에 반환점을 돌아섰다.

현 공정률은 56%.바다를 메우고 드넓은 모래 벌판을 다진 끝에 지금은 '공항의 꽃' 이라 불리는 여객터미널 건축이 한창이다.

2000년7월부터 개항을 위한 종합 시운전에 나설 예정인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을 둘러본다.

지난 26일 오전 11시 영종도 선착장 부근 국제공항 건설현장 진입도로. 철근과 자갈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줄지어 달려가고 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가로지른 방조제 길을 15분쯤 달리면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인 3백55만평 규모의 웅장한 공사장이 나타난다.

한복판에서는 삼성.대우.한진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짓고 있는 여객터미널의 반달형 철골구조물에 타원형 지붕 트러스를 얹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붕 트러스는 파도와 돛대를 형상화한 42개의 대형 구조물이 잇대어 연결되는데 1개의 무게가 소형화물선 1척과 비슷한 1천1백t이나 된다.

길이 1천64m.너비 1백49m.높이 33m의 터미널 연면적은 15만여평으로 축구장 크기의 60배에 달한다.

하루 투입되는 공사인력은 1만여명이며 중장비는 2천5백여대. 공사가 절정

에 달하는 내년 하반기에는 1만8천여명으로 늘어난다.

여객터미널 뒤편 교통센터 공사장에서도 강관을 박는 해머 소리가 요란하다.

여객터미널 앞 오른쪽으로는 활주로 2개가 시원스럽게 닦이고 있다.

다져진 지반 위에 95~1백5㎝ 두께의 4개층 아스콘 기층 포장이 한창이며 전체 3천7백50m (너비 60m) 가운데 1천m가량의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인근에는 미국 덴버공항 관제탑 (높이 1백4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주관제탑이 지하 기초공사를 끝내고 7층까지 골조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종합정보센터, 화물터미널, 급유시설, 열병합발전소 등 다른 공항시설들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객터미널은 28%, 활주로.유도로 등 비행장은 48%, 관제탑 등 나머지 부대시설은 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공사현장 곳곳에는 이식을 기다리는 조경용 해송.참나무.소사나무 등 해양성 수목 4만여 그루와 묘목 60만 그루가 심어져 있고 17㎞ 길이의 남북 방조제에는 해당화 20만주가 식재돼 있다.

5조3천억원이 투자되는 1단계 공사가 끝나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17만회의 항공기 운항으로 여객 2천7백여만명과 화물 1백70만여t의 처리능력을 갖게 된다.

이어 모든 공사가 완료되는 2020년에는 연간 항공기 운항 53만회, 여객 1억명, 화물 7백만t을 처리하는 동북아의 중추 (中樞) 공항으로 우뚝 서게 된다.

신공항건설공단 이상호 (李相虎) 건설본부장은 "여객터미널과 교통센터를 잇는 터널 공사구간이 급경사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대부분의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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