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달려라! 하루우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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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하루우라라
시케마츠 키요시 지음, 최영혁 옮김, 청조사, 155쪽, 7800원

꽤 오래 전 소설가 박완서씨의 베스트셀러 에세이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일본 버전이 이 책『달려라! 하루우라라』다. 20년 전 한국의 베스트셀러와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출전 전패(全敗) 기록의 꼴찌 전문 경주마다. 경주마는 네살이 전성기라는데, 은퇴 직전의 이 여덟짜리 암말은 현재 일본 국민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책은 이 역설의 주인공을 둘러싼 가슴 찡한 스토리를 담았다. 1998년 데뷔 뒤 내리 꼴찌를 기록해온, 그러나 여전히 뛰고 있는 하루우라라(화창한 봄날이란 뜻). 조련사는 그 말을 척 본 순간 경주마로 부적격임을 알아본다. 기왕에 돌봐 주기로 한 이상 경주에 참여시킨다. 당연히 첫 경주 꼴찌, 이후 거듭된 꼴찌 속에 희안한 일이 벌어진다.

하루우라라는 경기불황 속 서민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암투병중인 한 여성은 하루우라라 마권을 부적처럼 지니고 있다. 현재 112연패의 기록을 가진 이 말은 그 덕에 니혼게이자이 선정 올해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평이한 서술, 좋은 사진이 미덕이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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