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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줄이려면 원자력 발전부터 늘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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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구가 온난화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 상승으로 저지대가 침수되고 있으며, 동토(凍土)의 땅 그린란드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가 점차 넓어지는 등 지구의 생태계 변화가 자못 심각한 지경이다. 우리나라 기온 또한 지난 100년 사이에 세계 평균보다 배나 높은 1.5℃나 상승한 것을 보면 지구온난화 문제는 우리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처럼 심각한 지구의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이산화탄소(CO2)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 실태를 보면 발전부문과 산업분야가 각각 26%를 점유하고 있고, 다음은 수송분야가 17%를 점유하고 있어 이 3개 분야가 이산화탄소 전체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상 개발도상국 지위 확보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었으나 2013년 이후에는 감축 의무국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 정부에서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매립가스, 바이오, 폐기물을 이용한 발전설비 등 전국에 1396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설비가 건설됐다. 그러나 문제는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생산되는 전력은 양과 질 면에서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감축시켜 녹색성장 비전을 이룩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발전분야에서는 원자력이 그 유일한 대안이며, 수송분야에서는 탄소섬유와 유리섬유 등 첨단 복합소재를 활용한 경량 운송장비 개발이다.

원자력발전소는 1979년도 미국의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 후 안전성이 문제가 되어 발전소 추가 건설에 제동이 걸려 왔었다. 그러나 최근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상황이 반전돼 세계 각국은 다시 원자력 쪽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 대형 상업용 원자력발전기 300기가 건설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원자력 발전량 비중이 35%에서 2020년에는 49%, 2030년에서 59%까지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매우 적절한 전원 개발 정책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 냉각수 계통과 약품 계통의 배관류를 유리섬유 복합재료 파이프로 설치할 경우 부식문제가 없고, 반영구적이며 15% 정도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수송분야도 정부의 정책적인 결정과 지원만 있다면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저감시키고 녹색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이다. 그 한 방법으로 기차나 자동차, 선박 등의 차체를 차세대 첨단 소재인 유리 및 탄소복합 소재로 대체할 경우 중량이 무려 40% 이상 가벼워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준 한국화이바 회장 명예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