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신문 10돌 이계경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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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변했어도 수없이 변했을 것. 민주화 투쟁부터 국민정부 출범까지. 오늘 오후6시 신라호텔에서 창립 10돌 기념식을 갖는 주간지 '여성신문' 도 그렇다.

해서 이계경 (48) 대표의 감회는 남다르다.

수차례 휴간.폐간 위기를 극복하고 지령도 5백호를 넘어섰기 때문. 국내 유일의 여성정론지를 발행한다는 자부심도 쌓였다.

독자가 10만명에 이르렀고 PC통신.인터넷 독자도 20만명에 달한다.

"세상이 크게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운동권신문' 이다, '편가르기' 다 등 오해도 많았지요. 여성문제는 여자만 아니라 남녀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확산된 결과지요. " 창간 이후 8년 내내 적자였던 재정도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 IMF로 모든 언론이 힘겨운 가운데도 광고.독자가 지난해보다 20% 늘었다고. "여성운동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대중화가 급선무지요. 앞으로는 실용정보를 풍부하게 싣고, 보통여성들이 많이 등장하는 신문으로 키워나갈 작정입니다. "

90년대의 달라진 사회환경에 적응하려는 모습이다.

대다수 여성과 함께 호흡하는 신문을 꿈꾸고 있다.

그의 또 다른 계획은 여성의 정치세력화. 관련 여성단체와 연합해 자칫 사장되기 쉬운 여성능력 개발에 최대한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여자가 깨어있으면 남자도 편해요. 부부란 짐을 함께 짊어지는 관계가 아닐까요. " 여성운동 외길 24년을 걸어왔으면서 부드러움을 잃지않고 있는 이대표. "그래도 여자가 성공하려면 남편을 잘 만나야 해요" 라는 장난 섞인 말에선 한국 여성운동의 앞길이 아직도 '가시밭' 임이 느껴졌다.

글 박정호.사진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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