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는 약'성장호르몬 신부전증 있을때만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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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구화와 '긴 다리 열풍' 에 힘입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일단 키는 크고 볼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욕심이나 호르몬 치료로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작은 키' 란 같은 또래 1백 명 중 3번째 이하로 작은 것. 따라서 반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키가 작다면 소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봄직 하다.

가장 중요한 검사는 손목 X - 선 촬영으로 뼈의 나이를 알아보는 것과 성장호르몬 검사. 서울대의대 소아과 양세원 (梁世元) 교수는 "키가 작다고 병원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별다른 이상없이 키가 좀 작은 상태" 라고 들려준다.

'작은 키' 의 가장 흔한 원인은 부모의 키가 작은 것. 다 컸을 때를 기준으로 '남자아이 = 어머니키 (㎝) +아버지키 (㎝) +13㎝/2' , '여자아이 = 어머니키 (㎝) +아버지키 (㎝) - 13㎝/2' 가 정상이다.

물론 부모 키가 작아도 음식섭취를 잘하고 건강하면 추정치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통상 세 돌이 지난 아이라면 6개월마다 2㎝이상 자란다.

영유아기엔 음식섭취, 사춘기엔 유전적 요인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둘째 원인은 체질적인 성장 지연. 소위 '늦게 크는 아이들' 이다.

이런 아이들은 6개월에 2㎝ 이상씩은 꾸준히 자라나 사춘기 때 키가 훌쩍 크는 성장급증이 늦게 나타날 뿐이다.

뼈 나이를 검사해보면 지연돼 있는 것이 특징. 예컨대 실제나이가 15살이라도 뼈 나이가 10살이라면 앞으로 또래보다 만5년은 더 자랄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영양장애.전신질환.유전질환.내분비장애.약물복용 등으로 키가 안자랄 수도 있다.

지병이 때문이라면 이를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 키 크는 약으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결핍증.터너증후군.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을 때 해당된다.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좀 더 큰 키를 원한다면 제대로 먹고 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梁교수는 "식사는 즐겁게 대화하면서 천천히 먹고 식 후 최소한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편식하지 않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데 특히 영유아기엔 칼슘.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도록 한다.

초콜릿.단 과일 등 단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다음 식사의 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수영.달리기.줄넘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키 크는데 도움이 되지만 너무 심하게 해 아이가 지치면 오히려 성장을 방해받는다.

무거운 물건을 든다든지 역도.기계체조 등 근육을 키우는 무산소운동도 키 성장을 방해한다.

황세희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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