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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병원 환자에 대한 친절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주부 鄭모 (45.광주시서구화정동) 씨는 22일 다리의 염증을 치료하러 광주동아병원에 갔다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병원 직원들이 한결같이 "정00님" 하며 상냥한 웃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도우미' 가 달려와 안내했고, 의사도 미리 대기하고 있다 진찰해줬다.

지방 병원들의 환자에 대한 '친절경쟁' 이 불붙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친절을 다짐하며 일과를 시작하고, 반성으로 마감한다.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어 콧대 높던 대학병원들도 친절서비스에 가세, 각종 친절아이디어를 내고 '환자 모시기' 에 열성이다.

광주 동아병원 (공동병원장 鄭在勳.朴一聲) 은 아예 친절전담자를 두고 병원운영 전반에 친절정신이 스며들게 하고 있다.

환자가 직원들의 불만족을 신고하면 5천원 상당의 선물을 주는 '서비스보상제' 도 실시하고 있다.

전직원은 매일 오후2시쯤 1층 로비에 모여 '우리의 다짐' 등 구호를 통해 친절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는다.

최근엔 거리에 나가 친절운동의 인지도 및 직원 친절도를 조사.점검했다.

최우수 직원은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전남대병원 (병원장 金信坤) 은 이달 들어 전직원 대상 친절교육에 이어 과별로 소그룹 친절사례발표회를 열어 친절의 생활화를 꾀하고 있다.

직원가족들도 친절운동에 동참, 매일 오후4시30분쯤 병원 본관 로비에서 환자.가족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다.

조선대병원 (병원장 申 浩) 은 매일 오전8시30분 현관로비에서 간호사 전원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등 친절구호를 복창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병원 현관에는 자원봉사자 등 4명이 배치돼 환자를 안내한다.

이 병원은 진료소개.이용안내 등을 비디오로 제작, 내년부터 환자대기실에 방영키로 했다.

申원장은 "병원규모에 상관없이 '퇴출' 당하지 않기 위해선 친절을 으뜸 덕목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고 털어놨다.

군산제일병원 (병원장 金己換) 은 매일 오후6시부터 회의실에 전직원이 모여 친절에 대한 반성.토론회를 갖는다.

가장 친절한 직원과 불친절한 직원을 써내도록 해 당일 오후 지적사항을 개선한다.

전주병원 (병원장 金鍾晙) 은 매일 직원들이 직접 시식해 '합격' 한 음식만 환자들에게 제공하며, 전주 서신병원은 병원 내 게시판에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의 공과금 납부를 대행해준다.

광주.전주 = 이해석.서형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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