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 양영자씨 몽골서 선교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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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88년 서울올림픽 여자탁구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녹색 테이블의 여왕' 양영자 (梁英子.34) 씨가 몽골에서 '탁구 선교활동' 으로 새로운 인생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선교활동을 하러 가족과 함께 몽골로 떠났다 16일 일시 귀국한 梁씨는 "언어장벽 때문에 아직 애를 먹고 있으나 어린이들에게 탁구를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 고 밝혔다.

전북익산시 이일여고 출신으로 89년 은퇴한 梁씨가 몽골로 건너가게 된 계기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李영철 (36.전 연합통신 기자) 씨와의 결혼. 라마교를 주로 믿는 몽골에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려는 남편과 함께 기독교 단체 '사랑의 선교회' 소속 선교사 자격으로 고국을 떠났다.

남편과 두 딸 반재 (6).윤재 (5) 와 함께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터를 잡은 梁씨에게서 고정적으로 탁구를 배우고 있는 10세 이상 몽골 어린이들은 현재 50여명.

이들 어린이는 세계적인 탁구스타인 梁씨에게서 탁구를 배운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

梁씨의 이번 귀국은 동화책이 부족한 몽골 어린이들에게 우리 나라 동화책을 번역, 들여가기 위한 것. 사랑의 선교회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상당량의 동화책을 마련한 그는 24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몽골어를 배운 지 1년7개월이 돼 현재 웬만한 대화는 가능하나 전문적인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몽골은 눈이 안 오는 계절이 7월 한달 뿐이고 나머지는 영하 40도의 추운 날씨로 탁구 같은 실내운동이 적합해 앞으로 언어문제만 해결되면 '탁구 선교활동' 이 활기를 띨 것 같다" 고 밝혔다.

梁씨는 또 "몽골인들은 순박하고 정이 많아 당초 우려했던 외로움이 전혀 없다" 며 "앞으로 10년간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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