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설요 (薛瑤 ?~693) '환속의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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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구름의 마음이여 맑고 곧음을 생각하노

동굴 죽은 듯 고요함이여 아무도 보이

지 않네

요초의 꽃다움이여 향기로움을 생각하

노니

아 어이할까나 이내 젊음을

- 설요 (薛瑤 ?~693) '환속의 노래'

중국 전당시 (全唐詩) 는 신라사람의 시 몇 편도 수록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다.

당 고종 때 그곳으로 건너간 신라 설승충 (薛承沖) 의 딸인데 미인이었다.

당나라 좌무위장군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15세인 그녀는 삭발 입산해 버렸다.

6년 뒤 세상에 나올 때 지은 노래다.

젊은 날의 번뇌가 서려 있다.

신라로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서 살다가 죽었다.

이름난 시인 진자앙 (陳子昻.661~702) 이 그녀의 묘비명을 지을 정도였다.

초사 (楚辭) 투이지만 단순함은 시경 국풍 (國風) 쪽이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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