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편 이르면 내주, 내각 개편은 월말께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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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인적 쇄신 고민이 8월 15일을 넘길 듯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청와대 개편은 빨라야 다음 주중에, 내각 개편은 8월 말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검증을 맡고 있는 공직기강팀과 인사비서관실은 현재 청와대 개편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에 대해선 유임설과 경질설이 교차하지만 청와대 내부의 기류는 아직 유임 쪽이 우세하다. 반면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정동기 민정수석은 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민정수석 후임에는 권재진(대구) 전 서울고검장, 고영주(충남 보령) 전 서울남부지검장, 이귀남(전남 장흥) 전 법무부 차관, 김회선(서울) 전 국정원 2차장, 박만(경북 구미) 전 성남지청장 등 5명가량이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권 전 고검장과 고 전 지검장, 이 전 차관 등이 앞서 있다”면서도 “경북 안동 출신인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교체 여부와, 교체될 경우 후임 장관의 출신 지역에 따라 지역안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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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과 강윤구 사회정책수석은 교체 전망이 우세하다. 교육과학문화수석 후임으론 진동섭 한국교육개발원장을 포함해 2∼3명이 검증을 받았다고 한다. 사회정책수석 후보군엔 이상석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 사회복지를 전공한 대학교수 몇 명이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까지 불리는 이동관 대변인, 중도실용주의와 친서민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는 박형준 홍보기획관, 굵직한 국정과제들을 총괄하고 있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제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유임과 입각 가능성이 모두 거론되고 있는 맹형규 정무수석의 거취에 따라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맹 수석이 장관에 기용될 경우 박 홍보기획관이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청와대는 또 수석급 인사기획관의 신설 방침을 굳힌 상태다. 하지만 적임자를 찾는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가을께로 예상되는 청와대의 조직개편 때까지 인선을 미룰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내각 개편은 청와대 개편 이후 시차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최대 관심사는 한승수 총리의 거취다. 청와대 고위층에선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자유선진당의 동의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총리 기용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진당의 동의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론 ▶과거 민주당에서 의원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 등 범야권 인사들을 ‘통합’ 차원에서 기용하거나 ▶신망 있는 여성총리, 젊은 50대 총리를 발탁하거나 ▶내년 서울 개최가 유력한 G20 금융정상회의까지 현재대로 한 총리를 유임시키는 방안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의원 입각과 관련해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입각 여부가 큰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김무성·홍준표·임태희·원희룡·나경원 의원의 이름도 한나라당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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