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줄기세포 이용한 노화 방지 연구 가장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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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에 사람이 120세를 넘어 150세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노화연구소 ‘벅스인스티튜트’의 제임스 코박(사진) 회장이 11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12일 ‘차병원 세포성형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노화방지 연구를 위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생물학적 최장 수명은 120세. 질병에 걸리지 않고 오로지 노화에 의해 사망하는 나이다.

코박 회장이 150세 생존론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줄기세포가 있다. 노화된 세포를 대체하는 줄기세포의 기능을 활용해 노화를 지연 또는 정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노화 방지 연구는 한국이 가장 앞섰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연구협약을 맺기 위해 세계 각국 연구소를 둘러봤지만 기초연구부터 환자에 적용하는 임상까지 한국처럼 원스톱 연구 시스템을 구축한 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현재 차병원그룹 산하 차바이오앤디오스텍에서 개발한 노화 방지 줄기세포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가 지방조직을 깨끗하게 정제한 뒤 줄기세포를 분리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차디폼(CHAdiform)이다. 줄기세포 생존률이 기존 지방이식보다 훨씬 높아 피부를 탄력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하나는 에버셀(EVERCELL)로 세포 재생 활성인자를 함유한 일종의 화장품이다. 세포를 재생시켜 피부주름을 개선한다.

“협력은 다양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항(抗)노화 방지 연구와 결과물에 대한 논문 작성, 산업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정보 교환, 상품화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 진행 등입니다. ”

그는 이러한 항노화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돼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병원 세포성형센터(소장 이영진 교수)는 12일 개소식을 갖고 항노화 치료를 개시했다. 노화의 원인이 되는 정밀진단에서부터 항산화 주사요법, 간 해독요법, 정맥주사요법 등 12단계의 노화 방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5년 안에 국내외에 20여 개의 세포성형센터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고종관 기자

◆벅스인스티튜트는=1999년 설립돼 다양한 항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 잡지에 6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최고의 국가 연구센터로 인정받았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 재생의학의 중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17명의 교수와 130명의 과학자, 185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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