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이틀째]“진면목 보았다”환호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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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금강산 관광 이틀째인 20일 관광객들은 오전 7시30분부터 3개조로 나뉘어 구룡폭포.만물상.해금강 등 3개 코스를 구경했다.

이날은 특히 전날 눈발이 날리고 기온이 낮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폐쇄됐던 구룡폭포코스의 상팔담과 만물상코스의 천선대가 각각 개방돼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19일엔 영하 1도까지 떨어졌던 기온도 이날은 영상 5~13도까지 올라간 데다 하늘도 쾌청했다.

전날 금강산 초대소에 머물렀던 정주영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은 정몽구 (鄭夢九) 회장 등과 해금강코스를 관광한 후 금강호로 돌아왔다.

○…관광객중 최고령자인 심재건 (97) 옹은 관광 첫날 삼일포의 봉래대와 충성각을 오른데 이어 이날도 만물상코스의 전부암까지 올라 관광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으며, 관광객들은 "이제야 금강산의 진면목을 보았다" 고 환호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선착장에 마련된 기념품 판매장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송화분 (송화가루) 과 인삼제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

한편 북한측의 입국 거부로 첫날 관광에 나서지 못했던 조선일보와 한국방송공사 (KBS).통일부 직원 등 20명은 둘쨋날에도 계속 북측의 입국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금강호 선상에서 대기해야 했다.

○…금강산 부근 온정리가 고향인 金택이 (70) 씨는 "50년 만에 고향땅을 밟았지만 남아 있던 가족들도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살았던 집터도 사라져 허탈한 심정" 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양친과 형제 3명을 두고 남한으로 내려왔다는 金씨는 "혹시나 가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북한땅을 찾았지만 세월의 장벽이 너무 깊었다" 며 "앞으로 두세번 더 들러서 가족들의 행방을 수소문해볼 생각" 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광객 6백52명을 포함해 총 9백90명을 태운 현대 봉래호가 20일 오후 5시45분 동해항에서 금강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수호 기자.동해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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