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숙면을 위하여] 탈출! ‘양 헤는 밤’생체리듬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잠 못이루는 밤. 한 여름의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잘못 대처하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 황정옥 기자]


step 1 알아야 면장, 원인부터 파악하라
원인을 알면 적절한 대응법을 찾을 수 있다.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여름, 주변 기온이 높아지면 체온도 올라간다. 이와 함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진다. 따라서 숙면이 어렵고, 잠이 들어도 쉽게 깨어나 뒤척이게 된다. 즉 기온이 높으면 잠자는 동안 체내 중추신경계가 흥분, 꿈을 꾸면서 깊은 잠에 빠지는 렘(REM)수면이 줄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 가마솥 더위에 흘린 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생체리듬을 깨기 때문이다.

step 2 불난 집에 기름, 잘못된 상식에서 벗어나라
몸이 후끈거린다고 취침 직전에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경우 얼마 동안은 시원하지만, 중추신경이 흥분되고 피부혈관이 수축돼 체온이 더욱 올라간다.

잠자리에 들기 두 시간 전쯤 미지근한 물로 반신욕을 하며 몸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는 것도 마찬가지. 잠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효과는 잠시. 목마름과 두통으로 자다가 자주 깨며 자고나도 피로가 쌓일 뿐이다.

늦은 밤에 하는 격한 운동은 근육을 이완시켜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신체와 뇌가 깨어나 숙면을 취하기 더욱 힘들다. 운동은 가볍게 하며 적어도 취침 3시간 전(5시간 전이 가장 이상적)에는 마쳐야 한다.

step 3 효과적인 일정 관리, 불면증 가라
‘오늘은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이른 오후면 결정된다. 즉 숙면을 돕는 생활습관을 하루일과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자외선이 적은 오전 8~9시. 오전 11시 이전, 아니면 오후 2시 이후. 하루에 두 번, 30분씩 햇빛을 쬐자. 출근 또는 산책하며 햇빛을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은 참는 것이 좋지만, 도저히 못 견딜 경우 오후 2시 이전에 20분 이내로 눈을 붙인다.

음식섭취도 중요한 요소. 비타민이 많은 야채·과일, 우유·두부 같은 콩류가 더위를 견디는 데 보탬이 된다. 커피·탄산음료는 잠을 깨는 효과가 있으므로 오전에만 마신다. 음식물을 섭취한 후 바로 잠자면 술과 마찬가지로 위에 부담을 줘 잠이 깨는 경우가 흔하다.

주변 환경을 어떻게 꾸미느냐도 잠의 질을 좌우한다. 멜라토닌은 밝은 형광등보다 은은한 스탠드와 백열등을 켤 때 원활하게 분비되는 편. 취침 2시간 전에는 옐로 계열의 조명이 좋다. 덥다고 무조건 온도를 낮추면, 체온이 떨어지는 새벽에 잠이 깨는 경우가 생긴다. 실내 온도는 24~26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유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